오늘 세 곳에서 같은 방향이 왔습니다.

LangChain 창업자 Harrison Chase(@hwchase17)는 “메모리에는 공개 표준이 있어야 한다”며 OpenWiki의 OKF 채택을 공지했습니다. Mozilla는 오픈소스 AI 리포트를 내며 “실제 승부는 모델이 아니라 하니스(harness)에서 결정된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같은 주에 Garry Tan의 gstack, xAI의 Grok Build, Vercel의 Eve — 세 가지 실행층 오픈소스가 동시에 공개됐습니다.

이 세 신호는 우연이 아닙니다. 에이전트의 경쟁 해자가 이동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해자는 어떻게 이동해왔는가

에이전트 경쟁의 첫 번째 국면에서 해자는 모델 성능이었습니다. GPT-4가 나왔을 때 “더 똑똑한 모델”이 곧 “더 좋은 제품”이라는 등식이 통했습니다.

그 등식이 무너진 것은 2025년 하반기부터입니다. 4개 모델에 같은 앱을 만들게 했더니 과제마다 승자가 달랐습니다. 비용 대비 성능, 레이턴시, 컨텍스트 처리 방식 — 어느 하나도 압도적 승자가 없었습니다.

해자는 두 번째 국면으로 이동했습니다. **실행층(harness)**입니다. 에이전트를 어떻게 엮고, 어떤 도구를 붙이고, 어떻게 검증하는가. LangChain, LangGraph, 각 클라우드 벤더의 오케스트레이션 서비스가 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 번째 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실행층이 오픈소스가 됩니다.

gstack은 역할별 마크다운 파일만으로 Claude Code를 55명의 전문가로 분할하는 방식을 보여줍니다. Vercel Eve는 마크다운 지시문, 폴더형 스킬, 서브에이전트 구조를 누구나 쓸 수 있는 프레임워크로 공개했습니다. xAI Grok Build는 에이전트 런타임을 직접 노출했습니다.

실행층이 공공재가 되는 속도가 빨라지면, 해자는 다시 이동합니다. **“표준을 누가 쥐나”**로.

메모리가 표준이 된다는 것의 의미

hwchase17의 발언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공개 표준(open standard)“이라는 단어입니다.

지금까지 메모리는 에이전트 시스템에서 가장 닫힌 레이어였습니다. 어떤 LLM 서비스를 쓰든, 그 서비스의 메모리 구조에 맞춰 에이전트를 설계해야 했습니다. Anthropic에서 OpenAI로 이동하면 메모리 레이어를 다시 짰습니다. 이 의존성이 벤더 락인의 핵심이었습니다.

메모리에 공개 표준이 생기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가?

에이전트가 쌓은 컨텍스트가 벤더를 넘어 이식됩니다. 사용자 이력, 작업 패턴, 도메인 지식이 특정 플랫폼에 묶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메모리 레이어에서의 락인 전략은 효력을 잃기 시작합니다.

Mozilla 리포트가 말한 “승부는 하니스”는 이 맥락과 정확히 맞닿습니다. 에이전트 제품에서 모델은 점점 교체 가능해지고, 실행층도 공개되고, 메모리도 표준화됩니다. 그 안에서 누가 어떤 설계 결정을 내리는가 — 그것이 남는 차별화입니다.

PM이 지금 다시 설계해야 할 것

이 흐름에서 PM이 직접 점검해야 할 영역이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우리 에이전트의 메모리는 어디에 종속되어 있는가.

벤더 proprietary 메모리 시스템에 묶여 있다면, OKF 기반 표준이 시장에 정착할 때 이식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 비용은 설계 시점의 선택에서 이미 결정됩니다.

둘째, 실행층의 오픈소스 전환 속도를 어떻게 타고 있는가.

gstack의 접근은 시사적입니다. 역할을 마크다운 파일로 분리하고, Claude Code를 그 위에서 실행하는 구조는 단순하지만 강력합니다. 커스텀 하네스를 구축할 자원이 없는 팀도 이 패턴을 쓸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가 접근 장벽을 낮추면, 차별화는 “어떤 구조를 쓰는가”에서 “그 구조를 얼마나 잘 운영하는가”로 이동합니다.

셋째, 하니스 설계의 소유권이 팀 내에 있는가.

Mozilla 리포트가 “모델보다 하니스”라고 했지만, 대부분의 팀에서 하니스를 설계하는 사람은 명확하지 않습니다. 모델을 선택하는 기준은 있지만, 실행층 전체의 아키텍처를 책임지는 역할이 없습니다. 이것이 AI 도입률과 실제 운영 성공률의 격차를 만드는 구조적 원인 중 하나입니다.


에이전트의 해자는 세 번 이동했습니다. 모델 성능 → 실행층 → 표준의 주도권. 지금은 세 번째 국면의 시작입니다.

표준이 열리면 진입 장벽은 낮아지지만, 설계 결정의 중요성은 올라갑니다. 같은 표준을 쓰는 팀들 사이에서 운영 품질이 유일한 차별화가 되기 때문입니다.

지금 여러분 팀의 에이전트에서 메모리 레이어를 설계한 사람이 누구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