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제품의 영업 회의실에 새 질문이 들어왔습니다.

“이 솔루션, 어떤 모델 위에 있나요?”

2026년 10월 한 주 사이에 두 가지 신호가 동시에 나왔습니다.

앤트로픽은 미국 국회에 제출한 정책 제안서에서, AI 시스템이 50명 이상의 사망 위험을 만들 수 있다면 법원이 배포를 중단시킬 수 있는 조항을 도입하자고 했습니다. 안전 중심 포지셔닝과 일관된 제안이지만, AI 기업이 법적 중단 트리거를 공개 제안한 것은 처음입니다.

같은 주, 미국 정부는 딥시크(DeepSeek)를 내장한 제3자 서비스까지 연방 기관에서 퇴출했습니다. 딥시크를 직접 사용하는 앱만 차단한 것이 아닙니다. 딥시크가 백엔드 모델로 연결된 다른 솔루션도 함께 퇴출 대상이 됐습니다.

두 신호의 방향은 하나입니다. 모델 출처가 조달 게이트가 됐습니다.


한국 PM과 창업자 입장에서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AI 솔루션 영업의 두 축은 “어떤 기능이 있나”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나”였습니다. 모델은 내부 사항이었고, 고객도 굳이 묻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공공기관과 대기업 조달팀이 먼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방·금융·의료 분야에서는 이미 “어떤 모델을 쓰나요?“가 제안요청서(RFP) 필수 항목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앤트로픽의 제안이 법제화되고, 미국의 딥시크 조치가 동맹국으로 확산되면, 이 기준은 민간 엔터프라이즈 조달로도 번집니다.

지금은 특정 섹터의 이야기입니다. 2년 뒤에는 기본값이 됩니다.


근본 원인은 기술 문제가 아니라 설계 문제입니다.

고객이 실제로 묻는 것은 “모델 X가 성능이 좋은가”가 아닙니다. “이 솔루션을 도입하면 우리 조직이 어떤 규제 리스크를 지게 되는가”입니다.

모델이 어디서 학습됐는지, 어느 정부의 규제 관할에 있는지, 데이터가 어디에 보관되는지 — 이 정보가 제품 문서에 없으면 영업 사이클은 “법무팀 검토” 단계에서 멈춥니다. 기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모델 출처를 증명하지 못하면 조달이 성사되지 않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종류의 기술 부채입니다. 코드 안에 있는 부채가 아니라, 제품 설계 시 모델 레이어를 불투명하게 둔 데서 생기는 영업 부채입니다. 지금 쌓으면 영업 사이클이 6개월 늘어납니다.


PM이 지금 설계해야 할 것은 세 가지입니다.

모델 레이어 공개 문서를 제품의 일부로 만드세요. “이 제품은 Anthropic Claude를 사용합니다. 데이터는 AWS 서울 리전에 보관됩니다. 앤트로픽의 데이터 사용 정책에 따라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지 않습니다.” 이 문장들은 기술 스펙이 아니라 영업 도구입니다. 고객 법무팀에 보내는 첫 번째 문서가 됩니다.

고객이 요청하기 전에 먼저 물어보세요. “귀사 조달 기준에 모델 출처 확인 항목이 있습니까?” 이 질문 하나가 영업 사이클 후반에 터지는 법무 검토 지연을 앞으로 당깁니다. 법무팀이 조달 게이트 역할을 하기 전에 PM이 먼저 정보를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모델 전환 비용을 미리 설계하세요. 오늘 특정 모델이 조달 기준을 통과하더라도, 내년에 규제 기준이 바뀌면 다른 모델로 전환해야 할 수 있습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레이어를 모델 호출부에서 분리해 두지 않으면, 그 전환이 제품 재개발 수준의 비용이 됩니다. 100 Agents처럼 오케스트레이터와 모델 레이어를 분리해 설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에이전트 제품의 경쟁력은 이미 “무엇을 하나”에서 “어떤 기반 위에 있나”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제품 설명서에는 모델 출처가 들어가 있습니까?